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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2018. 9. 14. 22:22

 

 

홋카이도 여행기를 간단히 올린다.

(한 포스트에 올려서 스크롤의 압박이 있음)


5년 만에 방문한 일본, 7년 만에 방문한 홋카이도.
7년 전에 갔을 때와는 달리 날씨가 흐려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오호츠크 해를 보러 동부 지역에 가보고 싶다. 네무로나 아바시리 같은 곳...

여름 바다를 봐도 좋을 것 같고, 겨울 바다도 멋질 것 같다.

얼마 전 지진이 나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여행 타령하자니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


 


신치토세 공항에서는 역시 도라에몽이 반겨준다. ^^♬


 


JR을 타고 삿포로 역 도착.

7년 전, 홋카이도에 꼭 다시 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만큼이나 시간이 걸렸구나.


 


지난번 여행에서는 비에이만 가고 후라노는 가보지 않았다.

이번에는 투어 상품을 이용해서 버스를 타고 후라노와 비에이를 둘러보았다.

커다란 관광버스에 사람이 가득 차서 깜짝 놀람.

가이드 선생님이 정말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사람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 같았다.

사진도 많이 찍어주셔서 정말 감사한 분이다. 부디 지진으로 피해를 입지 않으셨기를...

 

투어 버스를 이용하니 예전에는 가보지 못한 곳들을 가볼 수 있어 좋긴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좀 지루하고 힘들긴 했다.

그리고 아사히카와에서 비에이 가는 열차길이 좋았던 생각이 나서...

다음에는 또 열차를 타보고 싶다. :)

 

팜도미타에서 먹은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색깔이 정말 감탄스러울 만큼 예뻤다. 정말 고운 연보라색.
꽃 아이스크림이라니 맛이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후라노의 팜도미타. 아직 라벤더가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예쁘다.


 


청의 호수.

날씨가 흐리고 비가 조금씩 내려 걱정했지만 아름다운 색이었다.


 


점심은 비에이 역 근처의 코에루 라는 곳에서 카레우동과 카레라이스.

가운데는 아오이케 사이다.

카레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정말 행복해질 만큼 맛있었다. :) ♡

가게도 아담하고 예쁜 곳이라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왔을 때는 노면전차 정류장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는데, 어느새 바뀐 모양이다.


 


이곳은 오타루 스시도오리에 있는 스시 겐.

스시도오리의 가게들은 보통 화요일에 쉰다고 하는데, 그래도 영업을 하는 집이 몇 군데 있었다.

사실 나는 스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일본 여행에서 스시를 먹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게에 들어갔을 때 드시고 계시던 분들이 나가신 후에는 우리 둘만 남아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카운터석에 앉았기에 스시를 쥐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스시가 담긴 접시를 조금 높은 곳에(여기를 뭐라고 지칭해야 할지..-_-;) 올려주시기에 아래로 내려놓았는데,

장인의 풍모가 느껴지는 이타마에(스시 요리사)분이 조용히 지적해주신다.

그 위가 스시 접시를 놓는 곳이라고. 원래 일본 스시집은 다 이런 식인 건가? 처음 알았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오타루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

운하 북부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조용히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영화 러브레터에 도서관으로 나온 건물을 보러 간 것이었는데 휴관일이라 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곳은 이제 공사를 해서 새 단장을 한다고 하니 예전 모습을 볼 마지막 기회를 놓친 셈이다.

그래도 이 길을 걷는 시간이 참 좋았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운하에서 그림 엽서를 파시는 분이 계셨는데 이날은 볼 수 없었다.

이제 안 파시는 것인지, 아니면 비가 오는 날이라 안 나오신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조금 아쉬웠다.


 


삿포로로 돌아오는 길에 열차 안에서.

홋카이도에 오면 열차를 많이 탈 수 있어서 좋다.

안개가 자욱이 껴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마치 바다 위를 출렁이며 가는 것처럼.


 


코코로 라는 스프커리 집에서.

정말,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재료도 정말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레토르트 카레도 팔고 있어 몇 개 사보기도.


 


오비히로의 행복역. 아담하고 예쁘다.

행복역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내용을 조금 옮겨보자면,


구(舊)국철 히로오 선의 역으로, 1956년에 운영을 시작했던 곳이다.

1973년 3월 NHK 여행 프로그램 '신일본기행'에서 소개되며 행복역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적자 노선이던 1987년에 히로오 선이 폐선되며 역도 없어질 예정이었으나 관광지로 남았다고 한다.

원래 이 일대는 아이누 민족이 '사쓰나이サツナイ(마른 강을 의미)'라고 부르던 지역이었으나,

1897년 후쿠이(福井) 현에서 집단 이주*가 이루어지며 이주자*들이 이 말에 幸震라는 한자를 붙였던 모양이라고 한다.

(* 정확히는 입식入植, 입식자入植者라는 단어로 표현되었다. 입식이란 식민지에 사람을 이주시킨다는 의미로만 알고 있었는데, 일일 사전을 찾아보니 식민지뿐 아니라 개척지도 포함되는 모양이다)

'나이ナイ'가 震 이 된 이유는 고어로 지진이 '나이なゐ' 라고 불리던 것에 유래한다고.

그후 후쿠이 현에서 온 입식자가 많다 하여 이 지역의 집락 이름을 후쿠이의 한 글자를 따서 幸福라고 붙였다고 한다.


사실 나는 이 글을 읽은 뒤, 이 역의 이름이 정확히는 우리가 아는 그 '행복'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幸은 サツ에 갖다 붙인 한자이고, 福는 후쿠이의 福인 것이니까.

그래도 그렇게 모인 글자가 멋진 이름이 되었으니 그게 의미 있다고 보면 될까?


그리고 이곳과 관련된 추억 한 가지.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은데 누구한테,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던 도중에 문득 앞을 보니 어떤 분이 미소를 지으시며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손짓을 하고 계셨다. 확실치는 않지만 중국 관광객분이었던 듯하다.

그 순간을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감사하다고 더 많이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도 남는다.


 


행복역 정류장.

이 사진은 오비히로 역 방면 정류장인데,

오비히로 역에서 올 때는 역전 터미널에서 60번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비는 600엔 좀 넘게 나왔음)

또 다른 60번 버스가 있는 것 같으니 승차장 번호를 잘 찾아서 타야 할 듯.

그냥 시내버스처럼 보였는데, 나중에 노선을 보니 히로오까지 거의 5시간 정도 가는 버스라 깜짝 놀랐다.

예전 열차 노선에 기초한 노선이라고 어디서 읽었던 것 같은데...

오비히로 역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의 광고를 보니, 히로오를 거쳐 에리모 곶까지 가는 버스 티켓도 있는 모양이다.


 


삿포로 지하도에서 산 빅이슈.

폴 매카트니가 표지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


 


삿포로 북오프에서는 이 정도의 수확이 있었다.

YMO 1집은 미국반을 살까 고민하다 일본반으로 샀다.


 


삿포로를 떠나는 날 아침 이렇게 날씨가 좋았다. 얄궂은 날씨!

계속 흐리고 비가 와서 결국 샤코탄 반도를 못 간 게 가장 아쉽다. ;ㅅ; 에궁...


 


하치만자카.

하코다테도 날씨가 흐리고, 생각보다 꽤 추웠다.




하코다테에도 노면전차가 있어 좋다. 의도치 않게 다른 관광객분 모습이 조금 찍히고 말았네 ;ㅅ;


 


다치마치미사키.

지난번에는 이 길을 혼자 왔었는데, 다시 와 보니 혼자 오기에는 조금 무서운 길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곶까지 가며 꽤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감기에 걸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다행히 걸리진 않았음).

그때도 날씨는 조금 흐렸는데, 이 날도 마찬가지.

그래도 씩씩한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코다테의 야경. 사람이 정말 많았다.

사실 여기보다는 오히려 로프웨이 타는 곳까지 이어지는 언덕길을 오르던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야경도 정말 아름다웠지만.




JR 도야 역.

엘레베이터도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작은 역이다.

짐이 무거우면 불편할 수 있음.


 


도야 호수를 걷다 찍은 사진. 어쩐지 마음에 든다.



* 다음에는 규슈 여행기를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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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