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2013. 3. 25. 00:17



쿠루리가 한국에 와서 레코딩할 당시의 기사이다.
야마사키 요이치로 편집장님이 한국에 와서 인터뷰했던 모양.

그동안은 번역하면서 야마사키 씨의 말도 존댓말로 옮겼는데 이번에는 그냥 좀 편하게 말한다는 느낌으로. 야마사키 씨가 키시다 씨보다도 더 연배가 있고, 나한테 그렇게 읽히기도 하니까. 늘 느끼지만 정말 이분은 자신이 인터뷰하는 대상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이끌어간다는 느낌이 있다. 역시 편집장.


사진도 찍어서 올리고 싶은데 좀 나중에.. 사진 찍는 게 왜 이렇게 귀찮을까. -_-;

근데 이 인터뷰의 맨 처음에 나오는 큰 사진, 궁서체의 "쿠루리"라는 글씨가 크게 있고 귀여운 키시다 씨가 허름한 골목길에 있는 그 사진은 잘 찾아보면 로킹온재팬 홈페이지에서도 아마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면 내가 예전에 본 적이 있으니까.


인터뷰 중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부분만 옮겨보았으며,
의역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틀린 부분도 있을지 몰라요. ㅠㅠ



* * *

- 조금 유기적인 취향이네. 그간의 앨범은 그랬지.

응. 그건 그것대로 좋아하지만 뭐랄까……지진이 일어난 다음날 10FEET와 함께 공연했어요. 어쿠스틱으로 하고 싶어져서 건전지를 쓰는 앰프로 베이스의 음만 내서.



- 아주 감동적인 라이브였던 듯한데.

네. 마이크도 앰프도 연결하지 않고 생으로 내는 소리니까. 좋은 결정이었구나 생각하면서 했었고요. 그리고 그 감각으로 새로운 밴드도 시작했던 거니까, 보다 유기적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일렉트릭 기타라거나 연주하면서는 역시 전기를 잘 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몇 번 한국에 라이브하려 왔던 때에, 작년 여름이었나, 록 페스티벌에 와서는 밥도 맛있고 왠지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11월 말에 투어로 왔을 때도 역시 앰프의 음 같은 게 좋다고 생각해서, 그러고 나서 사토 군과 케이 팝을 좀 들어볼까 하고, 제 취향은 아니지만 카라 노래 같은 걸 들어보면서 음이 좋구나 하고 생각했고요.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어쩐지 직감 같은 게 있었어요. 단순히 어떤 소재로서도 재미있으려나 하고 생각했고.



(중략)



- 그저 그 세계의 그 감각으로 계속 해나간다는 건, 나한테 쿠루리는 역시 펑크 밴드적인 면도 있으니까. 다음에 그런 방향으로 간다는 건 매우 수긍하기도 했고. 그치만 그렇다고 해서 예를 들면 유럽이나 뉴욕처럼, 뭔가 이미지도 포함해서 먼 곳에 가지 않고, 근처에 있다는 그런 감각은 아주 참신한 듯한데.

응, 응. 어디를 가더라도 그 나름의 화학반응이 일어난다든지, 그곳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생각했다든지 하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니까 한국에 와서는 한국에 옴으로써 내 안에서 작용하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이 아주 있는데요.



- 그래도 그게 그렇게 크지는 않지? 가령 빈에 갔을 때, 실제적으로 음을 만드는 데에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보다도, 클래식이라면 곧 빈이라는 그 관념이 아닌지?

관념이죠.



- 그걸 구해서 갔던 거 아냐? 근데 이번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좀더 쿨합니다. 아마도요. 그때는 역시 그곳의 음악자체에 자극 받아서 갔던 거죠.



- 그런데, 그 뒤에 교토에서 앨범을 만들었던 때에도 어떤 종류의 관념을 구해서 갔던 부분도 있었잖아. 나는 한번 더 이 교토에서 음을 만들겠다는.

그렇네요.



- 근데 이번은 뭔가 그런 레벨과는 다른 것 같다는 느낌.

좀 다르네요. 뭐랄까, 다들, 예를 들면 유코 씨가 한류를 좋아한다든지 그런 것도 있고요. 그건 마치 뭔가 낚싯줄을 늘어뜨리는 것 같지만(웃음). 와서 느낀 게, 식사에 관한 스트레스도 없으니까, 그건 좋다는 느낌이라든지.



- 그렇네, 그러니까 식사 문제라든지, 유코 씨가 한류를 좋아한다든지, 이웃 나라인데도 좋은 전압을 쓸 수 있다든지. 매우 그 터프한 느낌이 들어, 그 동기가. 주부 같은 매우 현실적인 터프함. 어딘지 모르게라면 콘셉트가 필요한 키시다 군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콘셉트를 세운다는 건, 저도 서투르고, 그런 서투른 현장이라서.



(중략)



- 이번에 한국에서 레코딩 하고 있다는 게 작품의 내용 자체에 뭔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있나?

여기 와서 쓴 가사나 만든 곡도 있으니까, 어떤 영향은 받았을지도 모르죠. 이곳과는 연인이라기보다는 같은 반 친구가 된 정도의 거리감으로 도전해보고 있어요. 빈은 좀더 연인이 되고싶었던 느낌이랄까. 여기는 뭔가 좀더 담담한 기분이고, 우리가 데뷔했던 즈음 도쿄의 15년 전 모습이 플래시백되기도 해요. 홍대 같은 곳을 걷고 있으면, 그 당시 빅터 엔터테인먼트가 있던 하라주쿠 주변이 생각나기도 하고 사람들과 만나도 그때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고요. 뭔가 에너지를 느끼는데, 그 에너지는 우리의 음악에는 매우 필요한 것이죠.




Posted by ar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