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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5.06.22 여행을 떠나는 이유
궁시렁2019.08.09 18:54

 

 

조용한 블로그지만 경어체로 씁니다.

티스토리의 글 쓰는 창이 바뀐 줄도 모르고 있었을 만큼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그간 블로그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던 데는 (결국 다 핑계이지만)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쁘기도 했고, 일본어로 말하자면 소위 '마이 붐'이 계속 바뀌기도 했고,

(최근에는 유진박 1집과 폴 매카트니의 솔로 앨범들을 많이 들었음.

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유진님도 멋진 무대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당ㅠㅠㅠ

참, 쿠루리 노래 중에서는 how to go를 유난히 많이 들었음!)

게으른 탓도 있었고, 블로그 운영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한 탓도 있었습니다.

 

블로그 운영에 관해서는 예전부터 계속 저작권에 관한 문제가 마음에 걸렸어요.

검색해보니 가사 원문을 올리는 것은 저작권에 저촉되는 행위라 하네요.

다만 가사를 번역한 번역문을 올리는 것은 괜찮고,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으면 괜찮다는 것.

 

사실 가사 원문이 올라와 있는 블로그가 얼마나 많은가 생각하면,

이런 걱정은 쓸데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저는 겁이 많고, 체계적으로(?) 쿠루리의 가사를 올린 블로그이기에 역시 마음에 걸렸어요.

쿠루리 쪽에 블로그에 대한 설명을 하고 허락을 구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허락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르 떠나

쿠루리 쪽에 이 블로그의 존재를 알리는 건 부끄러워서 죽어도 못 하겠더군요. ㅠㅠ

 

그래서 블로그를 개편하기로 하고,

가사 원문을 모두 링크로 대체했습니다. (아직 작업은 진행 중입니다)

가사 원문은 j-lyric와 utamap의 페이지를 링크했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평소에 일본어 가사 찾을 때 주로 참고했던 곳이라 선택했습니다.

앨범을 소장하고 계신 분은 부클릿과 함께 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막상 정리를 하고 보니 더 깔끔하고 정말 시詩처럼 보여 꽤 멋지네요.

(물론 가사도 시의 한 종류일 테니 '처럼 보인다'라는 말은 좀 이상하지만)

작업을 하며 예전 번역문도 다시 살펴보고 소소한 오류들도 수정했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을 읽으니 조금 오글거리기도 하고 재미있어요. ㅎㅎ

 

이 블로그의 매력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습니다.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볼 수 있었고, 한자 독음도 달아놓았었으니까요.

블로그의 절반쯤이 뚝 떨어져나간 듯한 느낌도 드네요.

 

하지만 이 블로그를 장기적으로 마음 편히 운영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니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은 부디 이해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일본어 원문에 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 :)

 

블로그를 운영하며 시간이 꽤 많이 흘렀네요.

쿠루리와 일본어에 푹 빠진 뒤로 저에게는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 

지나치지 않고 댓글 남겨주시고 공감 버튼 눌러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 드립니다.

 

ps. 새 앨범 가사도 올릴 거예요. 언젠가는...

 

- 불친절한 블로그 주인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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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
궁시렁2019.07.15 13:53

 

 

블로그 개편 중입니다.

상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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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
궁시렁2018.12.14 23:20

 

 

지난 몇 년 동안은 비틀즈를 조금 잊고 살았다.

음악도 자주 듣지 않았고, 폴이 왔을 때도 예매 날짜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부랴부랴 예매하고,

(아니 이건 정말 내가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밖에. ㅠㅠㅠㅠ 엉엉)

그 당시 사정이 안 되어서 좋은 자리에서 보지도 못했고...

일본에서는 R석으로 봤으니까, 하며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지금도 많이 아쉽다.

물론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 꼭 듣고 싶었던 Jet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소중한 사람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시간이었지만.

링고 공연도 갔지만 아주 좋은 자리에서 보지는 않았었다. ㅠ.ㅠ

그래도 내 생전에 두 사람의 공연을 본 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는 법!

올해 들어 다시 비틀즈에 대한 애정이 살아나고 있다.

뒤늦게 페퍼 상사 50주년 앨범도 구입하고, 3CD짜리로 소박하지만 화이트앨범 50주년 앨범도 장만하고,

계속 눈여겨봤던 Chaos and Creation in the Backyard 도 구입하고,

비틀즈 앨범들도 오랜만에 들어보고,

뒤늦게 에잇 데이즈 어 위크 영화도 보고... 그런 나날들.

개봉했을 당시에는 너무 바빠서 가지 못했는데 돌이켜보면 또 많이 아쉽다.

 

그리고 12월에 존 레논 전시회가 열린다 하여 꼭 가야지 마음 먹고 있었다.

얼리버드로 예매해서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한가람미술관 쪽으로 오자 익숙한 문구가 보인다!

춥지만 날씨는 좋았던 날. 마침 존의 기일.

 

 

 

전시장 앞에 사진을 찍을 만한 곳도 많이 마련해두었다.

참, 음성 가이드도 있는 것 같던데 나는 이용하지 않았다.

 

 

 

옐로 서브머린. 

조지와 링고 사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ㅎㅎ

아이를 데려운 부모님들도 많이 보였다.

 

 

 

전시장 안에는 이런 아름다운(?) 공간도.

이걸 보는 순간 '안 돼, 나는 못하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나는 늘 그랬던 대로 소박하게 수집해나가야지.

 

 

 

정말 내 마음과 꼭 같아서 찍어보았다.

어쩌면 나에게도 해당하는 경고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Walls and Bridges 앨범은 2005년에 나온 리마스터링 앨범이라 위 오른쪽 세 번째 사진이 표지로 쓰였다.

찾아보니까 시그니처 박스셋(2010년)에서는 다시 오리지널 커버(존이 그린 그림)를 사용했다고 한다.

(박스를 꺼내보기 귀찮아서 확인은 안 하는 걸로... 위키피디아에 있는 내용이 맞겠지? ^^;)

오랜만에 앨범을 꺼내보니 뒤표지에는 존이 메롱을 하고 있는 사진이! ㅎㅎ

 

 

 

사람들 발자국 때문에 조금 지저분해졌지만, 예뻐서 찰칵.

ALL YOU NEED IS LOVE.

 

비틀즈+존 굿즈도 이것저것 살 만한 것들이 많았다.

(판매하는 곳 사진도 좀 찍어올 걸 그랬나 보다...)

애초에 갈 때부터 뱃지 같은 평소 가방에 달 수 있는 조그마한 물건을 사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뱃지, 열쇠고리, 마그넷, 스티커, 책갈피도 예쁜 게 많았고,

노트나 A4 홀더 같은 문구류도 있었다.

맨투맨 티셔츠, 에코백, 머그컵, 머리핀 등 다양하게 있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기도... 

같이 간 분이 발 깔개를 사자고 했으나 너무 커서 고민하다 결국 사지 않았다.

이것저것 사기는 했는데 마그넷만 냉장고에 붙여두고 아직은 고이 모셔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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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
궁시렁2018.10.01 22:10

 

5년 만에, 두 번째로 방문한 규슈. 후쿠오카, 나가사키, 모지코를 방문했다.

출국 전날까지만 해도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에 계속 비가 온다고 떠서 속상했었는데,

다행히 첫날 이후로는 날씨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 ♬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 제법 마음에 든다.

지난번 여행에서는 너무 사진을 막 급하게 찍었던 듯해서 이번 여행에서는 좀 잘 찍어보려고 노력했다.

사진하고 워낙 안 친하다 보니 그저 노력에 그쳤을 뿐이지만.. ;ㅅ;


 


후쿠오카 공항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하카타 역으로.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깝다는 게 장점인데, 한편으로는 조금 아쉽기도(?).

열차를 타고 시내까지 가는 시간이 즐거움이기도 하니까. ^^


 


원래 숙소 근처에 있던 잇소우 라는 라멘집을 가려고 했으나...

3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포기. ;ㅅ;

하카타 역 2층에 면 요리집이 모여 있어 그곳으로 가보았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다루마 라는 곳에서 먹었는데 대만족! 만두도 정말 맛있었다.

점심 때가 지났는데 사람도 꽤 많았던 듯.


 


텐진 북오프. 내게는 필수 코스인 북오프이지만... 아쉽게도 내가 찾는 음반들은 거의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영미권 쪽 음반을 더 찾아볼 걸 하는 생각이 드는데 결과는 비슷했으려나 ㅠ.ㅠ

 



저녁은 함바그! 아카사카 역 근처의 규마루 라는 곳인데 정말 맛있었다.

아무래도 여기에 우산을 두고 온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들르려고 했지만 결국 못 들르고 옴. ;ㅅ;


 


북오프에서는 이거 한 장 구입. 그래도 가지고 싶던 앨범이 한 장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YMO는 데뷔 40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 앨범도 나오는 것 같던데..

나는 그런 건 그냥 신경 안 쓰고 모으는 걸로.

나중에 찾아보니 1998년에 발매된 것인 듯! 사이드라벨이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다음날 아침, 나가사키로 향했다.

예전에 탔던 카모메 열차와 다르다 싶었는데, 787 츠바메 열차를 사용하는 모양이었다.

올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무슨 이유가 있는 건지는 잘 모름.


 


오랜만에 온 나가사키 역.


 


점심은 시카이로四海楼 라는 곳에서 먹었다.

건물이 정말 컸는데, 보니 5층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단체 손님을 받는 곳인 모양이다.

일요일이라 더 그런지 몰라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나는 짬뽕을 먹지는 않고 볶음밥을 먹었는데, 맛있게 먹었다.


 


오우라 천주당.

입장료가 천 엔이라 꽤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성당뿐 아니라 다른 박물관도 관람할 수 있다.

나는 신자는 아니지만, 함께 간 사람이 나름 가톨릭 전문가(?)라서 여러 설명을 들으며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일본에서 천주교가 금지된 이후 숨어서 믿은 '잠복' 신자들이 있었다는 것.

성당 아래로 좀 내려오면 성물방도 있다.


 


나가사키 역 근처에 있는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으로 가는 길.

오르막길이 정말 가파르다.

26성인 순교 기념관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있다.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은 작지만 알차게 구성된 곳이었다.

들어가니 자원활동가분이 우리를 맞아주셨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읽을거리가 많기에 하나하나 읽어보려면 관람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이곳은 주로 일본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에 관해 전시해놓은 곳으로,

원폭 피해자들을 추도하는 평화기념관과 함께 관람해도 좋을 것 같다.


한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오시는 분들이 많느냐고 물어보니 유럽이나 중국 같은 곳에서도 온다고 대답해주셨다.

전시된 자료를 보며 항의를 하는 일본분은 없느냐고도 물어보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혹시 공격적인 질문처럼 들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이런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오는 경우가 많기에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해주셨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한국어로 친절하게 배웅해주시기도 했다.

저야말로 감사드려요!


 


나가사키 역 앞의 육교에서 이런 풍경을 보기도.


 


평화기념관에 가려 했으나 5시 반에 닫는다 하여 가지 못하고 그 주변을 걸어보았다.

예전에 와본 곳이라 기억이 새록새록~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우라카미 성당이 보인다.


 

 

니시하마노마치 노면전차 정류장에서. 쇼오켄이라는 곳에서 카스테라를 사오기도 했다.

8시쯤 JR을 타고 다시 하카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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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2018.10.01 22:10

 


하카타 역에서 JR을 타고 우미노나카미치海ノ中道 역에 도착했다.

역 바로 근처에 우미노나카미치 공원이 있다.

(카시이香椎 역에서 환승 필요. JR 카시이 선에서 탄 열차는 안에 선풍기가 달린 조금 낡은 열차였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사실 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다를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꽤 멀리 돌아서 갔기에 이런 초원(?)도 보았다.

돌아서 가게 된 이유가 실은 자전거 도로가 아닌 길로 가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걷다보니 결국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보통 자전거를 타는 모양이지만, 자전거 도로로 걸어도 별 문제는 없는 듯했다.

다만 평일 아침이라 그렇지 자전거가 많을 때는 다를지도 모르겠다.

또 한 가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과 마주치면 조금 민망하기는 하다(...). 걸어가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던 듯.


 


야외극장을 지나 장미 정원, 동물의 숲 쪽으로 가는 길에 말 친구들이 있었다.

다정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

걸어도 걸어도, 숲뿐이어서 도저히 이 주변에 바다가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일단 표지판을 보고 전망대 쪽으로 하염없이 걸을 뿐...


 


그런데... 바람을 타고 바다 내음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숲속을 빠져나오니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별 거 아닌데 정말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현해탄!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니 너무 기뻤다. ㅠㅠㅠㅠ

(현해탄은 후쿠오카 앞 바다의 오시마와 그 서쪽에 있는 이키시마 사이의 해역을 말한다고 한다)


 


전망대 시사이드 힐 시오야シーサイドヒルシオヤ 바로 근처까지 와서.

해변에 가까워지니 오래 서 있기는 힘들 만큼 바닷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었다.

바다를 보는 걸 좋아하지만, 너무나 깊고 넓은 바다 앞에 서면 두려워지기도 한다.


 


시사이드 힐 시오야에서 동쪽으로 더 가면 또 다른 전망대 시오미다이潮見台가 있다.

우미노나카미치 역에서도 가까운 곳이다. 우리는 멀리 돌아왔지만. ;ㅅ; ㅎㅎ




씩씩한 바다의 모습.


 


우미노나카미치 공원에서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바람에 예정보다 늦게 모지코로 출발하게 되었다.

환승을 위해 내렸던 카시이 역에서 찍은 사진. 레일 패스도 있으니 개찰구로 나가 역 상가도 구경하고 왔다.

그런데 우리가 타려는 열차가 전광판에 뜨지 않아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방송을 들어보니 슈퍼 소닉호가 아침에 있었던 정전 사고로 운행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ㅅ;

그래도 잠시 뒤 모지코행 구간 쾌속 열차가 와서 다행이었다.

결국 예상보다 더더욱 늦게 도착하게 되긴 했지만.


 


모지코 역 도착!


 


이날도 3시 넘어서 점심을 먹었다.

베어프루트 라는 곳에서 야키카레를.

맛있게 먹긴 했는데, 설익은 밥알들이 드문드문 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규슈 철도기념관에서. 열차 운전은 정말 어려웠다...

두 역을 운전하는 시뮬레이션인데 시간도 은근 오래 걸려 뒤에 사람이 기다리면 몹시 부담스럽다.... -_-;

미니 열차도 탔어야 했는데 시간이 없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ㅅ;

지나가면서 유후인노모리 미니열차가 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깜찍했다.


 


모지코는 아담하고 예쁜 항구 마을이었다.

한적한 분위기가 좋았다. :)


 


전망대에도 올라가보았다. 입장료는 300엔.

저녁에 다시 하카타로 돌아가는데 슈퍼 소닉호는 역시 운행 지연으로 타지 못했다.

대신 다른 열차를 이용하라는 방송이 나와 부랴부랴 그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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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
궁시렁2018.09.14 22:22

 

 

홋카이도 여행기를 간단히 올린다.

(한 포스트에 올려서 스크롤의 압박이 있음)


5년 만에 방문한 일본, 7년 만에 방문한 홋카이도.
7년 전에 갔을 때와는 달리 날씨가 흐려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오호츠크 해를 보러 동부 지역에 가보고 싶다. 네무로나 아바시리 같은 곳...

여름 바다를 봐도 좋을 것 같고, 겨울 바다도 멋질 것 같다.

얼마 전 지진이 나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여행 타령하자니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


 


신치토세 공항에서는 역시 도라에몽이 반겨준다. ^^♬


 


JR을 타고 삿포로 역 도착.

7년 전, 홋카이도에 꼭 다시 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만큼이나 시간이 걸렸구나.


 


지난번 여행에서는 비에이만 가고 후라노는 가보지 않았다.

이번에는 투어 상품을 이용해서 버스를 타고 후라노와 비에이를 둘러보았다.

커다란 관광버스에 사람이 가득 차서 깜짝 놀람.

가이드 선생님이 정말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사람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 같았다.

사진도 많이 찍어주셔서 정말 감사한 분이다. 부디 지진으로 피해를 입지 않으셨기를...

 

투어 버스를 이용하니 예전에는 가보지 못한 곳들을 가볼 수 있어 좋긴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좀 지루하고 힘들긴 했다.

그리고 아사히카와에서 비에이 가는 열차길이 좋았던 생각이 나서...

다음에는 또 열차를 타보고 싶다. :)

 

팜도미타에서 먹은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색깔이 정말 감탄스러울 만큼 예뻤다. 정말 고운 연보라색.
꽃 아이스크림이라니 맛이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후라노의 팜도미타. 아직 라벤더가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예쁘다.


 


청의 호수.

날씨가 흐리고 비가 조금씩 내려 걱정했지만 아름다운 색이었다.


 


점심은 비에이 역 근처의 코에루 라는 곳에서 카레우동과 카레라이스.

가운데는 아오이케 사이다.

카레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정말 행복해질 만큼 맛있었다. :) ♡

가게도 아담하고 예쁜 곳이라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왔을 때는 노면전차 정류장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는데, 어느새 바뀐 모양이다.


 


이곳은 오타루 스시도오리에 있는 스시 겐.

스시도오리의 가게들은 보통 화요일에 쉰다고 하는데, 그래도 영업을 하는 집이 몇 군데 있었다.

사실 나는 스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일본 여행에서 스시를 먹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게에 들어갔을 때 드시고 계시던 분들이 나가신 후에는 우리 둘만 남아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카운터석에 앉았기에 스시를 쥐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스시가 담긴 접시를 조금 높은 곳에(여기를 뭐라고 지칭해야 할지..-_-;) 올려주시기에 아래로 내려놓았는데,

장인의 풍모가 느껴지는 이타마에(스시 요리사)분이 조용히 지적해주신다.

그 위가 스시 접시를 놓는 곳이라고. 원래 일본 스시집은 다 이런 식인 건가? 처음 알았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오타루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

운하 북부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조용히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영화 러브레터에 도서관으로 나온 건물을 보러 간 것이었는데 휴관일이라 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곳은 이제 공사를 해서 새 단장을 한다고 하니 예전 모습을 볼 마지막 기회를 놓친 셈이다.

그래도 이 길을 걷는 시간이 참 좋았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운하에서 그림 엽서를 파시는 분이 계셨는데 이날은 볼 수 없었다.

이제 안 파시는 것인지, 아니면 비가 오는 날이라 안 나오신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조금 아쉬웠다.


 


삿포로로 돌아오는 길에 열차 안에서.

홋카이도에 오면 열차를 많이 탈 수 있어서 좋다.

안개가 자욱이 껴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마치 바다 위를 출렁이며 가는 것처럼.


 


코코로 라는 스프커리 집에서.

정말,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재료도 정말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레토르트 카레도 팔고 있어 몇 개 사보기도.


 


오비히로의 행복역. 아담하고 예쁘다.

행복역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내용을 조금 옮겨보자면,


구(舊)국철 히로오 선의 역으로, 1956년에 운영을 시작했던 곳이다.

1973년 3월 NHK 여행 프로그램 '신일본기행'에서 소개되며 행복역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적자 노선이던 1987년에 히로오 선이 폐선되며 역도 없어질 예정이었으나 관광지로 남았다고 한다.

원래 이 일대는 아이누 민족이 '사쓰나이サツナイ(마른 강을 의미)'라고 부르던 지역이었으나,

1897년 후쿠이(福井) 현에서 집단 이주*가 이루어지며 이주자*들이 이 말에 幸震라는 한자를 붙였던 모양이라고 한다.

(* 정확히는 입식入植, 입식자入植者라는 단어로 표현되었다. 입식이란 식민지에 사람을 이주시킨다는 의미로만 알고 있었는데, 일일 사전을 찾아보니 식민지뿐 아니라 개척지도 포함되는 모양이다)

'나이ナイ'가 震 이 된 이유는 고어로 지진이 '나이なゐ' 라고 불리던 것에 유래한다고.

그후 후쿠이 현에서 온 입식자가 많다 하여 이 지역의 집락 이름을 후쿠이의 한 글자를 따서 幸福라고 붙였다고 한다.


사실 나는 이 글을 읽은 뒤, 이 역의 이름이 정확히는 우리가 아는 그 '행복'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幸은 サツ에 갖다 붙인 한자이고, 福는 후쿠이의 福인 것이니까.

그래도 그렇게 모인 글자가 멋진 이름이 되었으니 그게 의미 있다고 보면 될까?


그리고 이곳과 관련된 추억 한 가지.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은데 누구한테,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던 도중에 문득 앞을 보니 어떤 분이 미소를 지으시며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손짓을 하고 계셨다. 확실치는 않지만 중국 관광객분이었던 듯하다.

그 순간을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감사하다고 더 많이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도 남는다.


 


행복역 정류장.

이 사진은 오비히로 역 방면 정류장인데,

오비히로 역에서 올 때는 역전 터미널에서 60번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비는 600엔 좀 넘게 나왔음)

또 다른 60번 버스가 있는 것 같으니 승차장 번호를 잘 찾아서 타야 할 듯.

그냥 시내버스처럼 보였는데, 나중에 노선을 보니 히로오까지 거의 5시간 정도 가는 버스라 깜짝 놀랐다.

예전 열차 노선에 기초한 노선이라고 어디서 읽었던 것 같은데...

오비히로 역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의 광고를 보니, 히로오를 거쳐 에리모 곶까지 가는 버스 티켓도 있는 모양이다.


 


삿포로 지하도에서 산 빅이슈.

폴 매카트니가 표지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


 


삿포로 북오프에서는 이 정도의 수확이 있었다.

YMO 1집은 미국반을 살까 고민하다 일본반으로 샀다.


 


삿포로를 떠나는 날 아침 이렇게 날씨가 좋았다. 얄궂은 날씨!

계속 흐리고 비가 와서 결국 샤코탄 반도를 못 간 게 가장 아쉽다. ;ㅅ; 에궁...


 


하치만자카.

하코다테도 날씨가 흐리고, 생각보다 꽤 추웠다.




하코다테에도 노면전차가 있어 좋다. 의도치 않게 다른 관광객분 모습이 조금 찍히고 말았네 ;ㅅ;


 


다치마치미사키.

지난번에는 이 길을 혼자 왔었는데, 다시 와 보니 혼자 오기에는 조금 무서운 길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곶까지 가며 꽤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감기에 걸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다행히 걸리진 않았음).

그때도 날씨는 조금 흐렸는데, 이 날도 마찬가지.

그래도 씩씩한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코다테의 야경. 사람이 정말 많았다.

사실 여기보다는 오히려 로프웨이 타는 곳까지 이어지는 언덕길을 오르던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야경도 정말 아름다웠지만.




JR 도야 역.

엘레베이터도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작은 역이다.

짐이 무거우면 불편할 수 있음.


 


도야 호수를 걷다 찍은 사진. 어쩐지 마음에 든다.



* 다음에는 규슈 여행기를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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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
궁시렁2018.05.28 22:34


 

한 달도 더 지났지만, 간단하게 올리는 피닉스 내한 공연 후기.

4월 21일 토요일 공연이었는데, 어쩐지 꽤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피닉스가 4월에 와줘서 참 다행이다. 이번 달이나 다음 달이라면 가기 어려웠을 듯.


피닉스는 몇 년 전 Bankrupt! 앨범을 듣고 좋아하게 된 밴드.

Bankrupt! 는 듣고 내가 듣고 싶던 음악이 바로 이런 거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올 봄 점심을 먹으러 갔던 곳에서 분명 피닉스 노래이긴 한데 내가 모르는 노래가 나왔다.

(그 식당에서는 데이빗 보위의 Starman이 나와서 반갑기도 했다. 비록 원곡은 아니었지만. ㅎㅎ)

앱으로는 미처 찾아보지 못해서 유튜브에서 검색해보고.. 아마 가장 최근에 나온 노래일 거라고 짐작했다.

작년에 새 앨범이 나왔다는 것도 그때서야 알게 되었고.

Ti AMO 앨범도 무척 좋아서 이번 내한에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피닉스의 앨범들은 얼추 들어보긴 했지만 모르는 노래도 많겠지.. 하고 생각하고 갔건만,

몇 곡 빼고는 대체로 다 아는 노래였다! 여러 앨범에서 고루 선곡을 해준 느낌.

첫 곡은 예상대로 J-Boy 였다.

Entertainment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마지막은 Fior de Latte로 장식했던 듯.. (벌써 가물가물; 나중에 찾아보니 아니었던 듯 ;ㅅ;)

다만 음향이 좀 별로고 토마스 마스의 보컬이 잘 안 들려서 다소 안타깝기는 했지만. ;ㅅ;

 

 

 

 


2층 지정석에서 봤는데, 막상 지정석에 가면 스탠딩석이 조금 부럽기도 하지만 ㅎㅎ

지정석에서 보는 것도 장점이 있어 좋다.

함께 가준 사람에게 고마울 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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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2016.07.04 15:14

YMO



Yellow Magic Orchestra, Rydeen(1979)



내가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에는 명절 때 TV에서 영화 <마지막 황제>를 자주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때는 지금과는 달리 일찍 잠드는 아이였던 모양이다. 보통 밤에 해주곤 했기에 한참 재미있게 보다가도 밀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해서 몇 번이고 영화를 보는 데 실패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드디어 <마지막 황제>를 끝까지 보았다. 이게 대체 얼마 만의 성공인지...-_-;; 놀랍게도 배우들이 영어로 대사를 말해서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었지만, 계속 보다 보니 어느새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OST가 정말 훌륭했다.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사카모토 류이치의 다른 음악도 찾아보고, 그러다 YMO의 <ライディーン> 제작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이 다큐멘터를 다 보고 나니 어느새 멜로디가 귀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다카하시 유키히로가 설명하기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음악을 신시사이저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특히 <7인의 사무라이>를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잘 들어보면 다그닥다그닥 하는 말 달리는 소리 같은 음향도 들리고.. ^^;


YMO는 워낙 유명해서 예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고 언젠가 한 곡 정도 들어본 적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내게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생각해보면 3~4년 전만 해도 내가 이런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 고맙게도 《Solid State Survivor》 앨범을 선물 받아서 요즘 가장 자주 듣고 있다. 




Yellow Magic Orchestra, <Tong Poo>


사카모토 류이치가 만든 곡 <Tong Poo>의 93년 라이브 영상. 참고로 東風을 어떻게 이렇게 읽게 된 것인지 검색해보았지만 알 수 없었다 ㅠㅠ; YMO83년에 산개(散開)했다 93년에 다시 재생(再生)했었다고 한다. 권리상 문제로 YMO라는 이름을 쓸 수 없었다고 하는데, 다카하시 유키히로의 드럼을 보니 정말 YMO라는 글자 위에 X가 그려져 있다! ;ㅅ; 피아노 버전으로 들어도 좋은 곡. 아무튼 참 좋다. 얼쑤얼쑤 ♬

... 이런 글을 썼었는데 영상이 잘린 관계로ㅠㅠ 다른 영상을 올린다. PUBLIC PRESSURE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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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
궁시렁2015.10.25 14:53



블로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며칠에 한 번씩 들어와보기는 하지만요.

일단...

업데이트는 12월 말부터 재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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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os
궁시렁2015.06.22 22:13



지난 몇 개월 동안, 가끔 일기를 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글을 쓸 일은 없었다. 다만 다른 기회가 있어서 글을 써야만 했는데, '여행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 했던 적이 있었다. 평소에 어렴풋이 생각해놓았던 글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서 기뻤고, 쓰고 난 뒤에도 내 스스로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일본어로 썼던 글을 다시 옮긴 것인데, 내가 썼던 것인데도 한국어로 옮기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조금 놀랐다. 그리고 생각보다 길어서 또 놀라기도. ㅎㅎ 아무튼 쿠루리와 관련된 글이기에 여기에도 남겨두려 한다.



* * *


여행을 떠나는 이유


쿠루리의 노래 <하이웨이>는 이렇게 시작된다.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백 개 정도가 있는데” 그러고 나서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 오늘밤 뜬 달이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것 등 여러 이유가 이어진다.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여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지친 자신을 재충전하고,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낯선 곳을 경험해보고 싶은 것처럼, 누구나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짐을 싸서 드디어 여행을 떠나는 날의 두근거림이란! 마치 그날만을 위해 살아오기라도 한 듯이, 마음은 들뜬다.


하지만 열심히 이곳저곳 다니며 여행을 마친 뒤 여러 추억을 돌이켜보아도,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 듯한 기분도 든다. 내 경우,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대표적인 예이다.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 없는 꽃, 거리의 이름이 적힌 표지판, 가게의 간판,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책, 버스 정류장의 풍경……. 유명한 건축물이나 관광 명소를 찍기도 했지만, 특별한 것도 없는 풍경 사진이 훨씬 더 많다. 사진이 많은 것뿐 아니라, 그러한 소박한 추억이 더욱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2012년, 친구와 함께 고베를 찾았다. 모토마치 상점가의 어느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식당을 찾지 못한 채 걷다 보니 상점가의 끝까지 가버리고 말았다. 많이 걸어서 녹초가 되고, 친구에게도 미안한 마음에 울적해졌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보니 그날의 기억이 가장 선명히 남아 있는 것이다. 우리 두 사람 말고는 거의 아무도 없던 상점가의 어둑한 풍경. 조용한 상점가를 걷고 있던 우리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더 놀랐던 것은, 친구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여행이란, 사실은 일상의 연속이 아닐까. 일상적이지 않은 것은 일상과 같은 지평에 있는 것이 아닐까.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보고 싶어서, 새로운 경험을 맛보고자 여행을 떠나지만, 즐거운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신기한 것만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길을 헤매는 자신이 한심해질 때도 있고, 길에서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보고 미소 지을 때도 있다. 그래서일까,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면 그전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주변 풍경이 사랑스러워진다. 친근한 풍경이야말로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는 것을 깨닫고, 여행지의 풍경 못지않게 멋진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기에.


쿠루리의 노래에 등장하는 ‘나’는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할 거야”라며 큰소리치지만, 나중에는 이렇게 노래한다. “내게 여행을 떠나는 이유 같은 건 아무것도 없어”라고. 그 말처럼, 여행을 떠나는 데 특별한 이유 같은 것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특별히 굉장한 일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여행지이든 친근한 장소이든,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서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내가 다음번에 여행을 떠날 때도 마찬가지이리라. 아무 이유 없이 찾은 여행지에는, 분명 소박한 추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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