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싱글은 정규 앨범에는 실리지 않아 베스트 앨범 Tower of Music Lover에서 들을 수 있다. 다만 이 앨범에 실린 버전은 Alternative 버전이라 싱글 버전과는 차이가 있다고. 원래 봄에 올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올리게 되었다. ^^; 가사도 참 고운 따뜻한 노래... 마지막 연주 부분을 특히 좋아한다.
2003년 11월 5일에 발매된 쿠루리의 12번째 싱글. OST CD를 보면 alternatve라고 되어 있는데, 위키피디아에서 보니 싱글 버전은 《Tower of Music Lover》에 수록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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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를 올리며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고, OST CD도 정말 오랜만에 꺼내보았다. 그런데 부클릿에 "2011. 11. 27 쿠루리 첫 한국 단독 공연"이라고 내가 써놓은 메모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냥 음반 가게에서 주문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연장에서 샀던 건가? 기억력이 나름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정말 전혀 기억이 나지 않네... 아무튼 그날 이 노래를 부를 때 관객들이 다들 따라 불렀던 건 생각이 난다. 나는 이 노래를 알고 갔을까? 그것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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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은 사실 엄청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조제라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몇 년 전 동네 병원에서 내 차례를 기다릴 때 옆에 영화 잡지가 있어서 훑어보다 이 영화에 관한 글이 있어 읽었던 기억이 난다. 글에서는 츠네오에게는 조제가 가지고 있는 '결핍'이 없었기에 둘은 결국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결핍의 유무라고 해야 할까, 부재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결핍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므로 결핍의 부족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결핍이라는 주제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나도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그런 걸 중요시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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フューチャー는 역시 future인 것 같아 '미래'라고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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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첫머리에서는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100개쯤은 된다고 말하다 마지막에 이유 같은 건 없다고 말하는 게 인상적이다. 사실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꼭 용기를 가져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 가고시마오하라부시는 일본 가고시마 현의 민요로서 에도 시대 초기부터 불렸다고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인 오하라마쓰리에서는 이 곡에 맞추어 춤을 춘다고 하며, 가사가 조금씩 다른 여러 버전이 있다. 명칭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은 류큐를 침공할 때 종군했던 휴가노쿠니(日向国) 야스히사(安久) 지방의 향사가 전쟁터에서 사기를 고무하기 위해 불렀던 얏사부시(安久節)가 하라라(原良)의 향사에 의해 전승되어 가고시마 현 전역에 퍼져 발상지인 '原良'에 '小'를 붙여 '小原良節'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라고 한다. (이상 위키피디아 일본) (小는 훈독으로 읽을 때 '오' 혹은 '코'로 읽는다. '오하라라부시'에서 줄어들어 '오하라부시'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鹿児島小原節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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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OST의 첫 번째 트랙으로, 내가 알기로는 영화 초반부에 전주 부분만 나왔던 것 같다. 민요답게 구성지게 부른 키시다 상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 처음 들었을 때는 할아버지가 부르는 것처럼 부르셨네.. 라고 생각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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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에서 オハラハー와 ハアヨイヨイヨイヤサ는 의미 없는 추임새 같은 것이라 번역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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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번역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각주를 답니다.
霧島, 国分, 桜島: 모두 가고시마 지방의 지명이다. 고쿠부는 한때 담배 생산지로 유명했는데, 고쿠부 시는 2005년 다른 지역과 합병되어 기리시마 시가 되었다. 사쿠라지마는 화산섬으로 지금도 분화가 일어나는 활화산이다. 영화 속에서 코이치는 화산이 폭발해서 가족이 다시 모일 수 있기를 바란다.
草牟田川, 伊敷原良, 化粧の水 : 소무타가와는 가고시마 현 사쓰마 반도의 강 코츠키가와(甲突川)의 옛 명칭이라고 한다. 이시키, 하라라도 지명이다. '化粧の水'에 대해서도 좀 찾아보았는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가고시마 시립 하나오(花尾) 소학교의 가정통신문(?) 같은 것에 실린 칼럼(http://keinet.com/hanaos/gakkoudayori%202014%2007.pdf)에 보니 이시키, 하라라 지구는 에도 시대 후기에 논 지대로 개발된 지역이었으며, 모내기를 할 무렵에는 코츠키가와가 흙탕물로 흐려졌다고 한다. 글 쓰신 분은 이 지역의 처녀들이 모내기를 할 때 불렀던 노동요라고 생각하신다고...
松原, 丸に十の字: 松原라는 말은 지명도 있어서 고민을 했는데, 위치상으로도 그렇고 여기서는 소나무 숲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어서 그렇게 번역해보았다. 그리고 동그라미에 십자모양은 사쓰마 번의 문장. 지금도 가고시마 현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침 오늘 가고시마를 주제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봤는데, 정말 있었다!)
おけさ: 이 단어로 찾으면 니가타 현의 민요라고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케사'는 여성의 이름이라고 하는데.. 가고시마오하라부시에서는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는 결국 못 찾아서 그냥 '오케사'로 놔두었다. ㅠ.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奇跡>(2011)의 엔딩을 장식하는 노래. 원제만으로는 너무 평범해서 그런 것인지 한국에서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 정식으로 개봉하기 전에 어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씨네큐브에서 이 영화를 상영해줘서, 그때 봤던 기억이 난다. 회사 끝난 뒤 시간이 빠듯해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갔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며 후반부에서는 눈물이 나왔는데, 귀 기울여보니 옆에 앉으신 분도 훌쩍이고 계셨다. 지금까지 본 고레에다 감독님 영화 중에서도 참 아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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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건 이 영화의 한국 포스터인데, 오다기리 조가 큼지막하게 나와 있다는 것. 그런데 사실 오다기리 조는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_-;; 두 아이는 진짜 형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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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와 후쿠오카를 잇는 신칸센이 개통되는 기념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한다. 이 영화를 보고 가고시마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는데, 작년 알게 된 친구의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곳이라고도 하니..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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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를 본 당시에는 쿠루리의 음악을 잘 알지는 못했다. 그래도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이고, 쿠루리도 알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봤던 영화다. 나중에 쿠루리를 정말 좋아하게 된 뒤에 다시 보면서는 더 감회가 새로웠다. 음악에도 더 귀를 기울이고, 아, 쿠루리의 음색이구나 하며 새로운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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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의 가사는 이 블로그의 프로필에 적어둔 말이기도 하다. 가사를 찬찬히 읽어보며 이 대목에서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조금 몸부림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미우라 시온의 《まほろ駅前多田便利軒》(한국어판 제목은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과 번외편인 《まほろ駅前番外地》을 처음 읽었던 건 2014년 봄과 여름. 당시 원래 읽고 있던 소설이 너무 어두워서, 조금 더 밝은 소설을 읽어볼까 하고 골랐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막상 이 두 소설도 꼭 밝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등장인물의 면면을 봐도, 건드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가진 두 명의 이혼남, 매춘부, 레즈비언, 부모님을 죽인 여고생, 마약조직의 보스, 가출 여고생,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초등학생 등. 하지만 역시 나는 어떤 마이너리티의 감수성이 느껴지는 소설이 좋다. 꼼꼼하고 성실하고 배려심 깊으면서도 은근히 엉뚱하고 허술한 다다, 알콜과 니코틴으로 살아가며 상식 밖의 생활을 하지만 은근히 상냥한 구석도 있는 교텐. 이 두 주인공을 참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 읽은 이후로도 (처음부터 끝까지는 아니어도) 몇 번 더 읽었고, 최근에도 《まほろ駅前多田便利軒》을 읽고 있다.
소설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유대, 그리고 누구나 가지고 있을 상처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두 소설 모두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교텐이 왜 이렇게 나를 울리는지.
내가 《まほろ駅前多田便利軒》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바로 다다가 루루와 하이시의 집에 찾아간 크리스마스 날의 이야기이다. 아쉽게도 교텐 없이 다다 혼자 방문하게 되었지만, 루루와 하이시는 나름대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예쁘게 꾸미고는 다다를 맞이하는데 그 모습이 살짝 서글프다. 너무 요란해서 촌스러운 크리스마스 장식들, 누군가 사용했던 폭죽. 하지만 그 모습이 나는 참 좋았다. 세련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조금 촌스럽고 부끄러운 것들이 더 따뜻하니까.
이 소설은 영화로도 개봉되었는데, 에이타와 마쓰다 류헤이가 주연을 맡았다. 계속 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드디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소설을 읽은 뒤에 본 거라서 사실 조금 아쉬운 면들은 있었다. 어쩔 수 없긴 하겠지만 너무 많은 부분이 생략되는데, 다소 매끄럽지 못하게 처리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역시 책 속의 대사를 배우들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상상만 했던 장면을 화면으로 보고, 등장인물들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まほろ駅前狂騒曲>의 경우에는 내가 아직 소설을 읽지 못했는지라(문고본이 곧 나올 것 같긴 한데!), 소설이 더욱 기대가 된다.
너무 소설과 영화 이야기만 해버렸는데, 물론 OST를 듣는 기쁨도 컸다. 영화 <まほろ駅前多田便利軒>의 엔딩곡으로 바로 이 <キャメル>가 흘러나오고, 엔딩 크레딧에 키시다 시게루와 쿠루리라는 이름도 나오는 것을 보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영화와 참 잘 어울리는 노래다.
예전 블로그에 썼던 글의 일부를 조금 수정해서 올린다. 몇 년 전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는데 참 쑥스럽기도..ㅎㅎ
이런 노래를 들을 때면 가사를 꼭 번역해보고 싶어진다. 이렇게 유난히 한국어로 꼭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에서 가장 인상 깊은 가사가 있다면 역시 첫 코드는 밝게 C나 D로 하고 싶지만 널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올 만큼 뜨거워져서 E나 B마이너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부분일 것이다. 예전에 다른 글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쿠루리 노래에서도 은근히 눈물이라거나 운다는 표현이 종종 눈에 띈다. 내가 괜히 주목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그렇다. 그치만 나는 이 노래에서 "꼭 안아도 여전히 아쉬울 땐"이라거나 "가슴이 찢어질 만큼 키스하고 싶은 건 왜 일까" 같은 솔직함이 느껴지는 대목이 좋다. 정말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노래. 멤버들이 20대 초반일 때 나온 노래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키시다 시게루의 이런 나직한 목소리는 정말! 중간에 갑자기 격렬해지는 기타 연주는 이 노래에서 위태롭고도 아름다운 청춘의 향기가 더욱 물씬 나도록 만든다.